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수어 희화화 논란’이 있었던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방심위는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드라마에 대해 이같이 의결했다.
지난달 22일 방영된 드라마 1화에서는 수어 통역사인 여주인공이 산사태 뉴스를 전달하던 중 송출 오류로 ‘산’의 수어가 반복 송출됐다. 극 중 아나운서가 이에 “엿 제대로 먹여줬네요. 아니, 뫼 산”이라며 양손의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웃어 보였다. ‘뫼 산’ (山)을 뜻하는 수어가 손가락 욕과 비슷하다며 수어 통역사에게 농담을 던진 것이다.
김정수 위원은 "극중에서도 수어통역사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것이 가슴 아프다"며 관계자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류희림 위원장도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항의와 언론 보도가 많았고, 전파력이 큰 드라마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언어수단을 희화화했다"며 동의했다.
방심위는 KBS2 ‘동물은 훌륭하다’가 수십년 간 개 식용업 종사자였던 출연자가 반려견 셀프 목욕탕을 운영하게 된 사연을 방송한 것에 대해서도 관계자 의견 진술을 듣기로 했다. 해당 방송 이후 ‘개를 식용으로 도살하던 탕제원 주인을 미화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이밖에도 KBS2 'KBS 뉴스 6'이 공중파 방송에서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홍삼 광고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도 ‘경고' 결정을 내렸다.
해당 프로그램에은 지난해 9월 4일 방송에서 전립선 비대증 환자 대상 임상시험 결과 등 홍삼 오일 상품의 장점과 희소성에 대해 설명하며 상품명을 노출해 민원이 제기됐다.
이날 의견진술에 출석한 KBS 관계자는 "분명한 실수이고 상품명 노출을 인지한 직후에는 다시보기 등 노출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수 위원은 "상품 노출 정도가 심했는데 방송 전 시사 단계, 방송 단계, 방심위의 시정요구 단계까지 3단계에 걸쳐 몰랐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경필 의원도 "방송된 지 1년 3개월째 그대로 뉴스를 볼 수 있는 상태였다는 게 더 심각하다”며 “재발 방지책도 없다"고 비판했다.
류희림 위원장 역시 "영상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의견진술서에 상품명 노출한 적 없다며 뭘 잘못했냐고 하는 등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MBC 'MBC 뉴스투데이 2부'가 학생이 다른 여학생 머리를 손과 발로 때리는 장면, 머리카락을 잡고 끌고 다니다 잡아뜯는 장면 등을 일부 흐림 처리해 보여준 것에 대해서는 '주의'를 결정이 내려졌다.
류 위원장은 "저 보도를 본 피해 청소년과 가족들은 얼마나 큰 트라우마에 시달리겠나"라면서도 "영상을 삭제했고 잘못을 시인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를 생중계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주장을 언급하며 '생중계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례로 이야기한다', ‘그건 대법원 최종 판결 때 얘기 아니었나요?'라고 발언하는 내용 등을 방송한 MBC-AM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권고' 결정을 받았다.
류 위원장은 "방송사 대담프로그램 가운데 진행자 또는 출연자가 팩트체크를 잘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주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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