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와 닛산이 합병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간 가운데 시너지 효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혼다와 닛산의 23일 기자회견에서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이 “양 사의 합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화학반응이 발생해 시너지 효과는 약 1조 엔(약 9조 2425억 원)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실현이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S&P글로벌레이팅도 “과거의 대기업 자동차 업체들끼리 경영 통합으로 지속적으로 큰 수익을 냈던 사례가 거의 없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실제로 1998년 독일 다임러벤츠가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했으나 ‘실패한 합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프랑스 푸조와 시트로엥, 이탈리아 피아트 등의 브랜드를 품고 탄생한 스텔란티스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로 고전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양 사는 차량 플랫폼 공용화 및 연구개발 기능 통합, 생산 거점 최적화 등을 꼽았지만 어느 것도 쉽지 않다”며 공장이나 인원 삭감 없이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점유율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중국 사업의 재건도 난제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혼다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1월 6일부터 12월 23일까지 발행주식 수의 24% 규모인 11억 주를 매입할 방침이다. 충분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닛산과의 통합에 따른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이달 18일 혼다가 닛산과 경영 통합을 추진한다는 최초 보도가 나온 뒤 혼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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