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안보일정을 재개하기로 했다. 한중 외교장관은 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통화했다. 계엄과 탄핵으로 차질을 빚은 외교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5일 외교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는 핵협의그룹(NCG) 회의 등 주요 외교·안보 일정을 재개하기로 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국에 대한 강한 신뢰,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강조하고 싶다”며 한미 NCG와 관련해 “한미 관계에서 핵심적 메커니즘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NCG회의와 도상 연습,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등을 잇달아 연기했다. 동맹인 미국과 교감 없이 계엄을 선포한 데 따른 항의로 해석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접어들며 기존 일정을 다시 진행하기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김 차관은 “바이든 정부 임기뿐 아니라 새 미국 정부에서도 우리가 달성한 성과를 토대로 한미 동맹, 한미일 3국 협력을 지속해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1월 20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로 트럼프 당선인 측과 고위급 소통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취임식 이전에도 소통할 것이고 이후에는 조속히 외교장관 등 고위급에서 신행정부와 접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측이 희망하면 한 권한대행과 통화나 대면 회동도 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또 “트럼프 측에 한국 상황에 대해 설명을 했다”며 “트럼프 측도 한국이 빠르게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을 잘 알고 트럼프에게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취임식 정부 사절단에 대해 “미국은 취임식 때 다른 나라 정부 사절은 받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면서도 “트럼프가 몇몇 정상을 초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한국이 관련해서 협의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4일 오후 30분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했다. 조 장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APEC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APEC 정상회의에 지지를 재차 표하며 “최근 양국 공동의 노력으로 관계가 발전 추세에 있다. 한중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화답했다. 또 “한중관계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도록 한국 측과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외교부는 “양국은 이번 외교장관 통화 이후에도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외교당국 간 소통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6일과 21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11일과 23일에는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통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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