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4)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재택 수공예 부업 아르바이트로 월 수입 300~500만 원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흥미를 느꼈다. 부업업체는 A 씨의 실적이 쌓이자 입금 금액만큼 수익을 돌려주는 팀미션을 수행하는 VIP방으로 초대했다. 그러나 업체는 추가 입금을 해야만 돈을 돌려준다고 했고, A 씨는 결국 닷새 만에 약 1860만 원을 잃었다.
경기 악화로 부업 수요가 늘어난 틈을 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송금을 유도한 뒤 돈을 돌려주지 않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 서산경찰서는 부업사기 업체에 대한 A 씨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A 씨 이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당해 신고가 줄 잇고 있다. A 씨가 있는 피해자 단체 오픈채팅방의 피해 액수만 약 16억 원에 달한다. 사기 피해 커뮤니티에 공유된 피해액수까지 합친다면 최소 30억 원 이상의 피해가 추정된다.
사기 업체는 피해자들과 연결되자 말을 바꿔 수공예 부업 대신 수익성이 좋다며 동영상 캡처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다. 피해자들이 업체가 보낸 동영상을 캡처하고 이를 인증하자 업체는 실제로 부업 수익이라면서 소액의 돈을 돌려줘 환심을 샀다.
포인트가 쌓이자 업체는 ‘고수익 미션’을 권했다. 피해자들은 입금액에 따라 포인트를 돌려주겠다는 말에 속아 5만 원에서 시작해 수천 만원의 돈을 입금했다. 업체의 지시대로 주식 투자 사이트에 투자 금액을 입력하면 성공 여부에 따라 돈을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해당 투자 사이트는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로 추정된다.
그러나 포인트를 인출하려는 순간 업체 측은 온갖 이유를 대면서 거절했다. 업체 측은 미션 시간이 초과됐다거나 팀미션에서 실패했다는 이유로 금액의 5배 추가 송금을 요구했다. 팀미션 단체 채팅방에서 다른 이용자들은 “당신 때문에 미션에 실패했다”는 정신적 압박을 가했고, “돈을 기간 내 송금하지 못하면 계좌가 잠긴다”는 업체의 협박도 잇달아 피해자들의 송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A 씨는 “1500만 원을 입금하고 사기라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해 통장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어떻게 돈을 되찾을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경기 침체에 간단한 부업으로 가계 수입을 늘리려는 이들을 노리는 탓에 피해는 주부·대학생·회사원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피해자들이 유입되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메신저를 설치하게 한 뒤 소통하는 점도 특징이다. 방민우 법무법인 시우 파트너 변호사는 “최근 사기 방식이 점차 교묘해지는 가운데 실제로 수익을 줄 것처럼 유도하더라도 피해자의 돈을 이체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사기인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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