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도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기업공개(IPO) 규모를 달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 시간)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올해 인도 증시의 IPO 규모는 179억 달러(약 26조 2600억 원)으로 미국(423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기준으로는 중국을 제치고 1위다. 인도 코탁인베스트먼트뱅킹의 V. 자야산카르 상무이사는 “인도 가계의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며 “인도 증시 사상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중국(본토 기준)의 IPO 규모는 올해 들어 7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6% 급감했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한 데다 규제 환경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IPO 둔화가 중앙 정부의 정책 목표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칼렛 리우 BNP파리바 연구원은 “1차 시장과 2차 시장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규제에 따른 것”이라며 “당국은 과도한 상장이 2차 시장 거래의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짚었다.
인도 증시가 올해 주목할 만한 IPO 성적을 거뒀지만 일각에서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 IPO)의 거래 건수는 분명히 증가했지만 거래당 평균 규모는 최근 2년 동안 약 75~80%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점도 우려할 점으로 꼽혔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3분기 5.4%로 2년여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 투자가들이 인도 증시에서 발을 빼는 흐름도 포착됐다. FT에 따르면 해외 투자가들은 인도 증시에서 10월 한 달간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인 110억 달러 이상을 팔아치웠다. 11월에는 25억 달러 규모를 추가로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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