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하는 기간이 2022년 15.2년에서 지난해 13년까지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등 여파에 아파트 값이 하락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국에서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도 60%대로 낮아졌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주거실태조사는 전국 표본 6만 1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개별 면접 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rice Income Ratio·PIR)는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 13배로 집계됐다. PIR은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이는 전년(15.2배)보다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수도권(9.3배→8.5배)과 광역시(6.8배→6.3배) 등도 PIR이 꺾였다.
이는 고금리 등 여파에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PIR은 매년 6월을 기준으로 조사한 주택가격을 반영해 수치를 산출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1년 6월=100)는 2022년 6월 104.1에서 지난해 6월 97.7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107.4에서 91.5로 매매가격지수가 하락했다.
세종(8.7배)은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어 경기(7.4배)와 대전(7.1배) 등의 순이다. 지난해 PIR이 오른 곳은 경북(3.4배)과 경남(4.5배)뿐이다.
지난해 전국 주택 자가 보유율은 60.7%를 기록했다.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22년(61.3%)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은 55.8%에서 55.1%로, 광역시 등은 62.8%에서 62.3%로, 도 지역은 69.1%에서 68.6%로 낮아졌다. 자가 보유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 점유율은 57.4%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임차 가구 비중은 38.8%로 같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7.7년으로 전년(7.4년)보다 소폭 늘었다. 지난해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ent Income Ratio·RIR)은 15.8%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매수 대기 수요 증가 등 여파에 전셋값과 월세 등이 크게 뛴 수도권은 RIR이 2022년 18.3%에서 지난해 20.3%로 상승했다.
1인당 주거 면적은 36.0㎡로 전년(34.8㎡)보다 커졌다. 전체 가구의 평균 주거 기간은 8년으로 전년(7.9년)보다 소폭 길어졌다. 점유 형태별로는 자가의 주거 기간은 11.1년, 임차 가구는 3.4년을 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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