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대통령이 탄핵된 뒤 권한대행을 맡은 총리까지 탄핵돼 직무가 정지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1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하지만 반드시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친명’으로 각인된 더불어민주당 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구형되는 등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문수 의원. 그는 탄핵정국에 따른 비상시국 속에서도 돌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비난의 목소리와 함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왜 하필 이 시기에…. 자신의 지역구인 순천시민들은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만 내쉰다.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는 격양된 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개별 특검법과 상설특검,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등 입법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속 의원들은 해외 출국 금지 결의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를 ‘윤석열 계엄령’의 부역자로 지목하고 탄핵 표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지만, ‘친명’ 김문수 의원은 사실상 기권표를 던진 셈이다.
이러한 사실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김문수 의원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은 탄핵 표결에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유됐다.
현재 김문수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많은 언론에서도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일체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연결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순천대학교에서 ‘2024 비상시국 의정 보고회’를 개최한 직후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도 그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자신의 의정홍보와 과도한 지방의원 줄세우기를 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 “당 지도부가 비상시국인 만큼 지난주 의원총회에서 이미 출국하지 말라고 재차 경고했는데도, 김문수 의원이 출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론에 반대한 조경태 의원은 본회의장에 남아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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