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에 같은 기종의 여객기가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 이상을 이유로 급히 회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 참사의 정확한 원인에 대한 의문점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동일 기종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정부는 해당 기종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제주항공의 항공 정비 인력 역시 예전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여객기 안전 점검과 정비에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돼 경기도 평택 상공에서 회항했다. 이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161명은 같은 기종의 대체편으로 옮겨탄 후 제주도로 향했지만 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로 탑승을 포기했다. 회항을 결정한 여객기는 전날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탑승객 181명 가운데 179명이 숨진 여객기와 같은 B737-800 기종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기종인 ‘보잉737-800’에 대해 전수 특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제주항공 사고기와 같은 기종은 우리나라에 101대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을) 먼저 특별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에도 항공안전감독관을 급파했다. 부실한 정비·점검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닌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여객기 기체 결함의 원인으로 심각한 항공 정비 인력 부족 문제를 꼽았다. 실제 서울경제신문이 제주항공과 대한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 10곳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944명이었던 항공정비사는 2023년 5477명으로 7.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대응을 위해 신규 노선 확대 등 몸집을 키우는 상황을 고려하면 정비 업무량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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