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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권 들쑤시는 머스크…獨 "내정 간섭, 선 넘어" 비난

유력 차기 獨 총리, 머스크에 작심 비판

머스크 英 정부 겨냥 "투자할 기업 없을 것"

영향력 업고 스타링크 등 사업 확장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이후 최고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폭탄 발언’을 쏟아내며 전 세계 정치권에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는 머스크의 내정간섭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독일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29일(현지 시간)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에 대해 “간섭적이고 고압적”이라며 “서구 민주주의 국가 역사에서 우호국의 선거운동에 이 같은 개입 사례가 있었는지 기억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머스크는 전날 독일 주간지 기고문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에 대해 “독일을 구할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며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메르츠는 “저명한 독일 기업가가 미국 선거운동 중 ‘아웃사이더’를 지지하는 기고문을 뉴욕타임스(NYT)에 실었을 때 미국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상상해보라”고 꼬집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SPD)의 사스키아 에스켄 공동대표도 “우리의 민주주의는 스스로 방어할 수 있으며 판매 상품이 아니다”라며 “외부에서 우리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 특히 AfD와 같은 반(反)민주적, 반인륜적 정당을 지지하는 이라면 누구든 우리의 격렬할 저항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영국 집권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 X(옛 트위터) 계정에서 “현 (영국) 정부 체제하에 영국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10월 스타머가 주최한 글로벌 투자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하자 머스크의 비판 강도는 세지고 있다. 머스크는 이달 18일 플로리다주의 트럼프 마러라고 자택에서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만나기도 했다. 머스크는 영국개혁당에 1억 달러(약 1470억 원)의 대규모 기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머스크의 미 정치권 내 입김이 세지자 그와 사업 측면에서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망 ‘스타링크’를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법을 수정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그 대가로 테슬라의 배터리 생산 등 부문에서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스타링크에 맞섰던 많은 규제 당국과 정치인들이 이제는 외려 장애물을 제거하고 회사 지배력을 높이면서 머스크의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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