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해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유해 수습을 두고 수습당국의 브리핑도 한때 혼선을 빚으면서 미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30일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무안공항 탑승동에서 유족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늦어도 31일 오전까지 전체 시신의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희생자들도 31일까지는 신원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다만 온전한 유해가 5구에 불과해 606편(片)으로 나눠진 유해들에 대해서는 10일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부장은 “606편의 주인이 가려진 다음에 검안이 끝나는 것”이라면서 “검체를 채취하고 배양시켜 결과를 내야 해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나 부장의 유족 간담회 이후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이 브리핑룸에서 언론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신원 확인 시점에 대한 설명이 뒤바뀌었다는 점이다. 이 청장은 “3시 30분 기준 희생자 179명 중 146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설명하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신원 확인되기까지 10일이 필요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취재진이 거듭 “DNA 결과가 10일 이후에 나온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DNA 확인을 통해서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다음달 8일 이후부터 차례차례 된다는 것이다. 저도 그 때 있었는데 신원 확인을 내일 오전까지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청장은 1시간 여 뒤인 오후 5시 다시 브리핑룸을 찾아 자신의 발언을 정정했다. 이 청장은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33명에 대해 검체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은 오늘 밤에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고 말을 바꿨다.
아직 신원 확인이 안 된 희생자는 전체의 18.4%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신원 확인 시점을 명확히 하는 것은 추후 장례 절차를 협의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다. 그런데 언론과 유족을 대상으로 한 수습당국의 발표가 통일되지 않은 탓에 사실 전달에도 중대한 오류가 발생한 셈이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 신원 확인 안 된 사람 중 긴급 DNA 감정을 의뢰한 검체는 오늘 내일 사이 신원이 나올 수 있다”면서 “흩어진 유해의 주인을 맞추는 데는 10일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얘기”라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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