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여파로 사고 기종 제조사인 보잉의 주가가 하락했다. 자체 결함에 따른 사고 가능성이 적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도 잇따른 사건·사고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전장 대비 2.31% 내린 176.55달러로 마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 사고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발표 이후 보잉 주가는 장 초반 한 때 5.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연방항공국(FAA), 보잉사 등을 포함한 조사단과 함께 추락 사고 조사를 지원하고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설계상의 결함이 추락 사고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보잉 대변인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주항공과 접촉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고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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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데이터사인 시리움에 따르면 보잉 737-800은 전 세계에 4400대 가량이 운항되는 가장 대중적인 항공기 중 하나이며, 이는 전 세계 활성 제트기의 약 17%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보잉 737-800 기종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제주항공이 39대로 가장 많이 보유 중이다.
보잉은 올해 1월 앨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의 도어플러그(비상구 덮개) 이탈 사고 이후 신뢰도 하락 위기를 겪어왔다. 당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 1282편 보잉 737 맥스9 여객기는 약 5000m 상공을 비행하던 중 도어플러그가 뜯겨 나가면서 비상 착륙한 바 있다. 이어 지난 3월 6일에는 피닉스로 향하던 알래스카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의 객실에서 연기가 감지돼 여객기가 포틀랜드 공항으로 회항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번 참사가 보잉의 신뢰 문제를 드러냈던 지난 1월 5일 알래스카항공 여객기의 사고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는 점에서 보잉이 신뢰도에 또 한 번의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잇따른 사고와 실적 악화, 노사갈등 등으로 올해 보잉 주가는 32.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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