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동급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 2명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허베이성 한단시 중급인민법원은 같은 반 왕 모 군을 살해(고의살인)한 혐의로 기소된 장 모 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중국에서 미성년자에게는 사형선고를 금지하고 있어 무기징역이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장 모 군 등 3명은 지난 3월 왕 군을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비닐하우스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미리 구덩이를 파놓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범행현장에서 빠져나온 뒤에는 왕 모 군의 돈을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평소에도 왕 모 군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 괴롭힘을 일삼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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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리 모 군에게는 징역 12년형을 선고했으며 다른 피고인 마 모 군은 특별교정교육을 받게 했다.
법원은 장 군과 리 군이 사전에 살인을 모의하고 시신을 매장하는 등 수법이 특히 잔인하고 사건 정황이 악질적이었다면서 "이들은 범행 당시 만 12세 이상, 만 14세 미만으로 형법에 따라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피고인들 가운데 장 군은 살인을 제안하고 미리 범행을 준비했으며 피해자를 직접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죄책이 두드러진 주범이고, 리 군은 적극적으로 모의하고 살인행위에 가담했으나 장군보다는 죄책이 적다고 판단했다.
또 마 군은 살인을 목격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 카드를 없애는 데 일조했으나 구체적인 가해행위는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사처벌은 하지 않되 특별교정교육을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형사처벌 연령을 낮춘 형법 개정안이 적용된 첫 사례로 청소년 범죄 처벌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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