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 형이…”
"승객을 살리고자 최선을 다하셨을 기장님, 부기장님, 그리고 승무원들 정말 감사합니다. 탑승객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편하게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후 이틀이 지난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주변 철조망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편지들이 바람에 흩날렸다. 고인을 애도하기 위한 음식과 조화 등도 줄지어 놓여 있었다.
사고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의 형이 쓴 자필 편지에는 "우리 왔다.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생을 잃은 형의 슬픔이 담긴 글에 추모객들은 한참이나 발길을 떼지 못하고 쪽지를 바라봤다. 이곳을 지나던 한 주민은 "다들 해외여행 간다고 정말 좋아했을 텐데…"라며 꼬리만 남은 기체를 건너봤다.
기체 주변에서는 참사 희생자의 신체 일부와 유류품을 수습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경찰관과 소방관들은 유가족을 위로할 수 있는 수거물이 나올 때마다 함께 확인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는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사고조사관 11명과 미국 합동조사팀 8명도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미국 합동조사팀 8명은 연방항공청(FAA) 소속 1명,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3명,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4명이라고 국토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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