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 전원이 1일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전격적으로 임명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대통령 비서실과 정책실, 안보실 실장, 외교안보특보 및 수석비서관 전원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수석급 이상 참모진들의 거듭된 사의 표명은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일부 임명에 대한 항의 의사로 분석된다. 최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을 하자 거듭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실은 전날에도 최 대행이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2인을 임명한 것에 대해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며 유감을 표했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민감한 정치적 가치 판단을 너무나 일방적으로 내림으로써 정치적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3명이 결원인 헌법재판소가 ‘8인 체제’로 재편되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소환 조사 요구에 불응하는 등 ‘버티기 전략’을 펼쳐왔는데 이런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정 후보자와 조 후보자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는 점도 대통령실 입장에선 불편한 대목이다.
앞서 대통령실 참모진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인 4일 일괄 사의 표명을 한 바 있다. 당시 비상계엄 해제 후 정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뜻을 모은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 참모진들이 일괄 사퇴할 경우 최 권한대행을 보좌해야 할 대통령실 기능이 정상 작동되지 않는 만큼 사의 의사를 최 대행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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