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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골프의 삼손’…‘윤이나의 오른손과 왼손’ 그리고 ‘배소현의 겸손’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그린을 읽고 있는 윤이나. 사진 제공=KLPGA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금’ 이야기가 있다. ‘황금’ ‘소금’ 그리고 ‘지금’의 ‘삼금’이다. 아무리 황금만능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지만 세 가지 ‘금’ 중에서도 으뜸은 ‘지금’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삼금’과 관련해 오래된 유머 하나가 있다. 한 골퍼가 골프장 화장실 벽에서 이 문구를 봤다. 너무 깊은 감명을 받은 나머지 그는 곧바로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황금’ ‘소금’ 더 중요한 ‘지금’. 그랬더니 아내에게서 답 글이 왔다. ‘현금’ ‘입금’ 더 중요한 ‘지금’. 황당하면서도 기분이 나빠진 남편이 답했다. ‘현금’ ‘송금’ 더 중요한 ‘쬐금’.

웃자고 한 얘기지만 황금을 중시하는 현 세태를 살짝 비꼬는 것일 수 있다.

최근 들은 얘기 중 ‘삼금’ 못지않게 마음에 확 와 닿은 것 중에는 ‘삼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삼손’이 있는데, 오른손, 왼손 그리고 겸손이라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손’ 중에서도 겸손을 강조한 얘기다.

그린을 파악하고 있는 배소현. 사진 제공=KLPGA


골프에서도 ‘삼금’ 중 으뜸은 ‘지금’이어야 하고 ‘삼손’ 중에서 최고는 ‘겸손’이라야 한다.

황금은 돈 곧 상금을 말한다. 소금은 올해의 선수상 같은 명예일 것이다. 황금과 소금을 얻으려면 ‘지금의 샷’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삼손 중 오른손은 장타 능력이나 아이언 샷 그리고 퍼팅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왼손은 코스 매니지먼트나 강한 정신력 같은 것일 수 있다. 오른손과 왼손의 능력이 강한 선수는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잘난 면만 부각시키고 겸손하지 못한다면 롱런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결코 골프팬의 사랑을 얻을 수 없다.

작년 골프 선수의 말 중 가장 가슴을 울린 건 3승을 거둔 배소현의 ‘저 같은 선수도...’일 것이다. 그 표현 하나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골프팬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을까. 무명의 시간을 탈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우승의 기쁨은 얼마나 컸을까. 그리고 그런 고난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같은 겸손한 표현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린을 파악하고 있는 윤이나. 사진 제공=KLPGA


올해 국내 여자 골프 무대에서 가장 ‘삼금’에서 성과를 낸 선수는 윤이나일 것이다. 상금왕에 올라 ‘황금’을 얻었고 대상과 평균 타수 1위를 차지하면서 ‘소금’까지 취했다. 물론 그런 성과는 한 샷 한 샷에 최선을 다한 ‘지금의 샷’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윤이나는 오른손과 왼손도 무척 강력했다. 드라이브 거리 2위, 그린 적중률 2위 그리고 평균 퍼팅에서도 31위로 나쁘지 않았다.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할 뿐 아니라 정신력도 무척 강하다는 평가다. 징계에서 일찍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나 올해 거둔 성과에 대해서도 모두 팬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퍼팅을 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는 배소현. 사진 제공=KLPGA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한 윤이나는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단기적으로 신인왕, 장기적으로는 세계랭킹 1위를 목표로 삼았다. 올해 활약상으로 보나 강력한 오른손과 왼손의 능력으로 보나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제 LPGA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윤이나에게 필요한 건 오른손과 왼손의 힘 보다 겸손일 수 있다. 뒤늦게 오른손과 왼손의 능력을 찾아내 성공 시대를 열고서 자신을 충분히 낮췄던 배소현의 그 겸손이다. 세 가지 ‘손’을 두루 갖춰야 성경에 나오는 삼손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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