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의 한 전통시장으로 승용차가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운전자가 치매 진단을 받은 적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전날 70대 운전자 A 씨 측을 조사해 A 씨가 2년 전께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A 씨는 전날 오후 에쿠스 차량(2007년식)을 몰고 양천구 양동중학교에서 목동 깨비시장 방면으로 직진하다가 버스를 앞질러 가속해 그대로 시장으로 돌진했다. A 씨의 차는 앞 범퍼로 보행자와 상점 간판 등을 충돌한 끝에 멈춰 섰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경찰은 같은 날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를 오랫동안 주차장에 세워놔 방전이 걱정돼 오랜만에 끌고 나왔다"며 “버스를 피해서 가속하던 중 시장 가판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잘 기억이 안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급발진을 주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차량의 후미 브레이크 등이 정상 작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운전자 측 진술을 함께 고려했을 때 사고 원인으로 차 결함보다는 운전자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무직이고 1종 보통면허를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치매가 영향을 미쳤는지는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며 "A씨가 현재도 치매 증상을 보이는지, 약을 여전히 복용하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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