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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트라우마' 생기겠네"…국내 공항, 콘크리트 둔덕 '수두룩'

여수·광주·포항경주공항 등 안전성 우려 목소리

콘크리트 구조물 많아 충돌 땐 위험

이탈방지 시스템 설치 '제로'

로컬라이저 설치, 국제 기준 미달도 있어

지난달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 스키드마크가 보이고 있다. 무안=성형주 기자




무안공항 참사에서 드러난 치명적 위험 구조물이 전국 공항에도 산재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수·광주·포항경주공항 등에서도 사고 위험이 큰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장치) 구조물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1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여수공항 활주로 남쪽 끝에서 3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4m가 넘는 거대한 둔덕이 자리잡고 있다. 이 둔덕 아래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매립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79명의 희생자를 낸 무안공항 참사 현장과 유사한 구조다. 무안공항에선 활주로 끝 264m 지점에 있던 높이 2m, 두께 4m의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 항공기와 충돌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광주공항과 포항경주공항도 안전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공항은 1.5m 높이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돼 있고 이 안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묻혀 있다.



포항경주공항은 2m 높이 둔덕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박혀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반 안정성을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물은 과거에도 사고의 원인이 됐다. 1999년 3월 김포공항에서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 구조물과 충돌한 사례가 있다. 다행히 바퀴 착륙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여러 지방공항의 로컬라이저 설치 거리가 국제 권고 기준(300m)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제주공항을 포함한 다수 공항이 300m 이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의무화한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EMAS는 활주로를 이탈한 항공기의 속도를 줄이는 안전장치다. 국내 지방공항 14곳 중 단 한 곳도 이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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