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0대 부호의 순자산이 지난해 총 10조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순자산은 한 해 동안 2배로 늘어난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산은 2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자산이 전날 기준 9조8000억 달러(약 1경4423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독일·일본·호주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지난해 이들의 순자산 증가액은 총 1조5000억 달러(약 2207조 원)에 달했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 기술 업계 부호 8명의 비중이 43%를 차지했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7'을 비롯한 기술주 강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수혜를 본 머스크의 자산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31일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4320억 달러(약 635조 원)로, 전년 말 대비 2030억 달러(약 298조 원) 불었다.
2위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2390억 달러·약 351조 원)와의 자산 격차가 지난달 17일 2370억 달러(약 348조 원)로 벌어지기도 했다. 1·2위 간 자산 격차로는 사상 최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3위는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 CEO 마크 저커버그(2070억 달러·약 304조 원), 4위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1920억 달러·약 282조 원)이었다.
인공지능(AI) 붐의 대표적인 수혜를 입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한 해 동안 순자산이 703억 달러(약 103조 원) 늘어난 1140억 달러(약 167조원)를 기록하며 12위에 올랐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은 한 해 동안 순자산이 109% 증가한 64억7000만 달러(약 9조5000억 원)로 471위에 올랐다. 본인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트럼프미디어) 주가 상승 등이 순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4억6000만 달러(약 12조4000억 원)로 331위,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71억6000만 달러(약 10조5000억원)로 408위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한 해 동안 32.23% 하락한 가운데 블룸버그 집계 기준 이 회장의 순자산은 한 해 동안 14.4%, 14억2000만 달러(약 2조 원) 줄었다. 조 회장의 자산은 24억20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 증가했다.
한때 세계 최고 부자였던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명품시장 부진 여파로 자산이 312억 달러(약 45조9000억 원) 줄어든 1760억 달러(약 259조 원)를 기록했다.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 감소액은 500대 부호 가운데 가장 많았다. 아르노 회장은 부호 순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이밖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랠리를 펼치면서 가상화폐 업계 인사들의 자산도 늘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은 순자산이 55% 증가한 533억 달러(약 78조4000억 원)로 2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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