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든 운동이든, 무료라면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6억엔(약 60억원)의 자산가이자 '무료의 신(神)'으로 불리는 히로토 키리타니(75) 씨의 특별한 자산관리 철학이다.
사우스모닝포스트차이나(SCMP)는 키리타니 씨의 자산관리 방법을 보도했다.
1000개 이상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그는 프로 장기(쇼기) 선수 출신으로, 증권사에서 장기를 가르치며 투자의 길에 입문했다. 관찰력과 빠른 학습으로 첫 1억엔을 모았고, 2024년 중반 현재 자산이 6억엔까지 불어났다.
"쿠폰 만료는 현금 손실과 같아"
"2008년 금융위기로 2억엔을 잃고 깨달았습니다. 현금 관리가 투자만큼 중요하다는 것을요." 키리타니 씨는 이때부터 극도의 절약가로 변신했다. 보유 주식의 주주 우대 혜택을 꼼꼼히 챙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의 하루는 '무료 혜택 사냥'으로 시작된다. 쿠폰으로 구입한 자전거를 타고 도쿄 시내를 누빈다. 음식점부터 의류 매장까지, 주주우대 혜택으로 받은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무료라면 롤러코스터도 탄다"
흥미로운 건 그의 '무료 추구'가 관심 없는 취미생활까지 확장된다는 점이다. 연간 140편의 영화를 무료로 관람하지만 대부분 극장에서 잠을 청한다. 헬스장, 사우나는 물론 번지점프까지 즐긴다. 모두 주주우대 혜택으로 받은 무료 이용권 때문이다.
자택은 넓어졌지만 호화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의류도 사치품은 피한다. 대신 집 곳곳에 현금이 보관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국서도 화제... "우리도 주주우대 도입해야"
키리타니 씨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은 중국 SNS에서도 화제다. 한 네티즌은 "중국 기업들도 주가 하락 시 주주우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료 헬스장 때문에 운동하게 되다니 웃기다"는 반응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주주우대 제도가 개인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 일본 개인투자자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은 약 5년이다.
키리타니 씨는 최근 출간한 저서에서 "젊은 세대도 장기투자와 함께 주주우대 혜택을 활용하면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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