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8월 17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 제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120㎞ 떨어진 지점에서 중국의 경항공모함급 ‘075형 강습상륙함’과 중국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052D형 구축함’이 일본 측에 포착돼 일본 해상자위대가 경보감시와 정보 수집에 나서는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당시 중국 함정 2척은 미야코와 오키나와 본섬 사이를 남동쪽으로 항해해 태평양으로 향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신예 75형 강습상륙함이 1년 만에 외부에 노출된 것으로 일본 부근에 갑작스럽게 출현한 것은 중국이 미국과 일본 봉쇄를 돌파할 능력이 있다는 걸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애초 2007년부터 071형 상륙함을 운용해왔지만 대규모 상륙 작전에 적합한 첨단 강습상륙함을 만들라는 중국 내부 요구에 따라 후속 모델로 075형 전함 건조를 추진해왔다. 2019년 9월 초도함이 진수됐고, 2021년 1월 3번함이 진수되면서 총 3척이 전력화됐다.
아직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075형 전함은 첨단 헬리콥터 6대가 한 번에 이륙할 수 있고 헬기 30대를 탑재할 수 있어 강습상륙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075형 전함은 작전 측은 물론 시대적으로 뒤쳐졌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중국 해군은 후속함으로 076형 강습상륙함을 개발하기로 하고 차기 항공모함인 003형 항공모함에 들어갈 기술을 적용해 정규 항공모함처럼 항공모함 갑판에서 함재기를 쏘아 올리는 사출기인 ’전자식 캐터펄트(EMALS)‘와 무인전투기인 ‘고정익 UCAV’ 등을 탑재될 예정이다.
076형 강습상륙함은 중국이 075형 강습상륙함에 이어 내놓은 신형 강습상륙함이다. 2024년 12월 초도함 ‘쓰촨함’이 진수했다. 시험운용평가를 거쳐 1~2년 안에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강습상륙함이지만 특이하게 미 해군의 대형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급에 설치돼 유명한 전자기식 캐터펄트(EMALS)가 설치됐다.
여기에 중국이 자체 개발한 5세대 스텔스기 ‘FC-31’과 수직 이착륙 전투기 ‘J-18’도 탑재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 관련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중국의 차세대 강습상륙함인 076형 전함 ‘쓰촨함’이 진수했다고 보도했다. 쓰촨함은 전자사출기(캐터필트)를 갖춘 첫 강습상륙함이자, 세계 최초 드론항공모함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진수된 쓰촨함(함정 번호 51)은 전날 공식적으로 상하이 조선소 도크에서 나와 의장·보정 작업 및 시운전 단계에 들어갔다. 의장·보정 작업은 함선의 전력 시스템 디버깅과 전자장비 및 무기체계의 설치·디버깅 등이 포함되는 작업이다.
이 단계가 완료되면 제조 공장과 쓰촨함 인수 해군 부대가 공동으로 계류 테스트와 해상 시험하게 된다.
CCTV는 “쓰촨함은 (중국이) 독자 개발해 건조한 076형 강습상륙함”이라며 “해군 차세대 강습상륙함으로서 만재 배수량이 4만 여t이고 섬형 상부구조에 전체가 종방향인 비행 갑판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자기식 캐터펄트(이륙용)와 포획(착륙) 기술을 혁신적으로 응용한 것을 비롯해 고정익 항공기와 헬리콥터, 수륙양용 장비 등을 탑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습상륙함은 헬리콥터 여러 대가 동시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갑판을 갖춘 함정이다. ‘LHD(large landing helicopter doc)함’이나 ‘헬리콥터 항공모함’으로도 불린다. 반면 076형 강륙상습함은 전자식 사출기 설계가 접목된 사실상의 경항공모함으로 상륙작전용 병력·차량 수송선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중국 매체들은 평가했다. 중국군은 그동안 075형 강습상륙함을 실전 배치해왔다.
전자식 사출기라고 불리는 캐터펄트는 항공모함 갑판에서 함재기를 쏘아 올리는 설비다. 중국이 현재 운용 중인 두 척의 항공모함(랴오닝함·산둥함)는 스키점프대 발진 방식이고, 아직 시험 항해 단계인 제3호 항공모함 푸젠함만 보다 빨리 함재기를 이륙시킬 수 있는 전자기식 캐터펄트 방식을 차세대 강습상륙함에 채택했다. 이런 전자식 사출기가 신형 076형 강습상륙함에 적용됐다는 것이다.
특히 전자식 사출기를 이용하면 고정익 항공기는 물론이고 활주로가 필요한 고정익 드론도 대량으로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 헬리콥터뿐만 아니라 고정익 항공기와 드론까지 모두 이착륙 가능한 신개념 강습상륙함으로 ‘드론 항공모함’이라고도 불린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076형 강습상륙함 공개 이후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 서방 언론들을 중심으로 “대만 침공 등 중국이 세계에 전력을 투사하는 능력을 크게 강화했다”며 “영유권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해군이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높은 박한 점수를 줬다. 다만 “군사 장비의 개발을 단순히 힘의 투사나 침공 준비로 해석하는 것은 자의적·일방적 해석"이라고 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중국 해군력 증강 움직임은 진행형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군사적 역학관계를 보면 외부 세력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 자주 함선·군용기를 배치해와 지역 강대국으로서 중국 해군이 자위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당연한 논리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중국이 질적인 측면까지 보완하며 미국과의 해군력 격차 줄이기에 나선 만큼 군사적으로 미국에 대한 위협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