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가까워지면서 유로화 가치가 2년 만에 달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역시 역외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간) 새해 첫 거래를 시작한 유로화는 전 거래일 대비 0.87% 하락한 1.0265달러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화는 지난해 9월만 해도 1.12달러 선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며 2년 만에 8%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전 거래일에 비해 1.17% 하락한 1.2367달러를 기록해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위안화가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3698을 기록해 2022년 10월 이후 가장 약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중간 고시 환율을 이번 주 들어 가장 강한 수준인 달러당 7.1879로 설정했지만 역외 위안화는 오후 들어 달러당 7.330선까지 밀렸다.
유로화와 위안화의 약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후 펼쳐질 무역·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관세정책 등으로 인해 유럽 지역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SCMP는 “미국 달러 강세는 위안화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통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일본 엔화가 지난해 말 달러 대비 158선 아래로 떨어져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베트남 동도 연말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느슨한 통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위안화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9.5까지 치솟으며 2022년 11월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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