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것을 두고 외신도 관련 상황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이날 CNN은 홈페이지 중앙에 윤 대통령 사진과 함께 ‘수사관들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한국 대통령 관저에 도착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12월 초 갑작스레 계엄을 선포한 이후 내란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포함한 다양한 조사의 신문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와 관련해선 “이런 움직임은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는 처음”이라며 “수사 당국과 대통령의 대치가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직 검사였던 윤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협력을 구하는 수사 당국의 소환 요청에 응하기를 세 차례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AP는 윤 대통령이 “관저 앞에서 시위하는 보수 지지자들에게 보낸 도전적인 신년 메시지에서 ‘반국가 세력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관 수천 명이 윤 대통령 관저에 집결했고, 친윤 시위대 주변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지지자와 경찰의 관저 앞 대치 상황도 전달했다.
AP는 이와 함께 경호처와 시민의 경찰 기동대 체포 가능성을 거론한 윤 대통령 변호인단 주장도 전하고 “이 주장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라고 했다. AP는 또 “한국 법은 현행 범죄를 막기 위해 누구에게든 체포를 허용한다”라면서도 비평가들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자신의 구금 시도를 방해하려 지지자를 선동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국이 국가를 정치적 위기로 던져넣은 계엄 선포에 관해 신문하려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단시간의 군사 통제(계엄)에 뒤이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누그러들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체포되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이라며 그가 “실패한 계엄 시도로 한국에 격렬한 정치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공수처는 이날 오전 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오전 7시20분께 한남동 관저 앞에 진입했으나 경호처, 군부대와 대치했고 결국 영장 집행을 시작한 지 5시간30여분 만인 오후 1시30분께 “계속된 대치상황으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집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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