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대형 복합상가건물인 BYC 빌딩에서 불이 나 300명 넘는 사람이 구조되거나 대피했다. 이 불로 35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부상했으나,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마터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이번 화재는 소방당국의 신속한 화재 진압, 건물 내 화재경보기 작동 및 침착한 대피 유도, 이용객들의 재빠르고 질서 있는 탈출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피해 규모를 최소화했다.
불은 이날 오후 4시 37분 BYC 건물 1층의 김밥집 주방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불이 주방의 배기 덕트를 타고 가면서, 연소가 급격히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화재 당시 건물 바깥에서 찍은 영상을 보면, 1층을 중심으로 시뻘건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다량의 검은 연기가 상층부로 뻗어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불이 워낙 컸던 탓에 이번 화재와 관련한 119 신고가 1148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5분 만에 도착해 장비 84대와 인력 268을 동원한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신속한 작전 전개로, 화재 발생 40분 만인 오후 5시 17분 초진을 했다. 초진은 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를 말한다. 이어 오후 6시 1분을 기해 진화 작업을 완전히 마쳤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240명을 구조했으며, 70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구조·대피 인원 대부분 연기흡입 등으로 인해 경상을 입었으며,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35명은 분당제생병원 등 9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화재 당시 건물 내에 있던 사람들은 화재경보기가 정상 작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침착하게 대피를 유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하 1층 수영장에서 대피한 보조 강사는 "수영장 관계자가 '불이야'라고 외치며 화재 사실을 전파해 아이들을 데리고 대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건물 옥상으로 대피한 이들의 경우 질서 있게 계단을 통해 올라갔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가 불이 모두 꺼진 뒤 1층으로 안전하게 내려왔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 25분 비상 발령을 해제하며 사실상 상황 종료 선언을 했다. 건물에 대해서는 5차례에 걸친 인명 검색을 했으나, 추가 인명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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