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무위에 그친 가운데,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발언한 장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과거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널리 공유됐다. 누리꾼들은 지난달 14일 담화를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에도 불응한 윤 대통령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9월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 하는 건 무엇이냐는 물음에 ‘점심·저녁 절대 혼밥 하지 않겠다’ ‘절대로 국민들 앞에서 숨지 않겠다’라고 응답했다.
그는 "첫 번째로 점심, 저녁을 절대 '혼밥'하지 않겠다"며 "사람이 밥을 같이 나눈다는 게 소통의 기본이 되는 거다. 야당 인사, 언론인, 격려가 필요한 국민, 그분들과 늘 점심·저녁을 함께하겠다. 필요하면 두 끼씩 먹더라도 늘 여러 사람과 밥 먹으며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두 번째는 절대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잘했건 잘못했건 국민 앞에 나서겠다"며 "혼밥도 안 하고 숨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을 다시 찾아 “숨지 않는다더니 잘 숨어있네” “지금 보니 다 거짓말” “지금 숨어서 혼밥 중” 등의 반응을 남겼다. 3일 기준 이러한 발언이 담긴 영상의 조회수는 유튜브에서만 78만회에 달한다.
12·3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세 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했다. 이후 공수처는 법원에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청구해 지난달 31일 발부받았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6시14분쯤 정부과천청사에서 출발해 오전 7시2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도착했다. 공수처는 경찰과 공조해 공조본으로 오전 8시5분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한 후 5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결국 집행을 중지했다. 법원이 현직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발부한 것 자체가 헌정 사상 처음이지만,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지금껏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을 거부한 대통령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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