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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 설계업체가 제안"…'부서지게 쉽게' 조건 충족 안돼

제주항공 참사 키운 30㎝ 콘크리트 상판

부산지방항공청이 승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엿새째인 3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에서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둔덕에 파묻힌 제주항공 7C2216편의 엔진이 트럭 위로 옮겨지고 있다. 뉴스1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보강 공사가 설계업체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설계업체는 한국공항공사에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안테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30㎝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 보강을 제안했다. 이는 당초 과업 지시서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2007년 개항 당시 19개의 콘크리트 말뚝 지지대를 흙으로 덮은 둔덕 구조였다. 그러나 장기간 기상 노출로 구조물이 흔들리고 콘크리트 말뚝이 드러나자 2020년 개량 사업을 실시했다.

정선우 국토부 항행위성정책과장은 "설계업체가 안테나와 금속레일 설치 과정에서 지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콘크리트 상판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2020년 당시 과업지시서에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Frangibility(부서지기 쉬움)'를 고려하도록 명시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콘크리트 상판이 설치됐다.

정 과장은 "부산지방항공청이 해당 설계를 승인했고, 전문 정보통신 회사가 시공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 파악에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공 안전시설 설계·시공 과정의 안전성 검토 기준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계기착륙시설의 'Frangibility' 기준 준수 여부에 대한 감독이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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