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미친 짓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2024년 한 해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50대 여성이 기네스북에 등재될 예정이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국적의 힐다 도손(55)은 전날 마지막 완주에 성공하며 세계 기록을 세웠다. 도손은 1년간 최소 1만5444㎞를 달리며 유방암 치료 연구 기금으로 약 6만 유로(약 9000만원)까지 모금했다.
그는 프로 선수가 아닌 화학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퇴근 후 매일같이 뛰었다고 한다. 특히 GPS 장치나 거리 측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록 오차를 고려해 마라톤 풀코스인 42.195㎞보다 더 긴 42.5㎞씩을 뛰었다.
도손은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매일 최고 속도로 달리지 않고 시속 10㎞를 유지했다고 한다. 특히 퇴근 후 마라톤에 나서기 위해 일찍 출근해 업무를 했고 동료들의 협조도 받았다.
도손은 매일 수집한 GPS 데이터, 사진과 영상 증거 등을 기네스북 측에 제출해 세계 기록을 공식 인증 받을 계획이다.
종전 여성 최고 기록은 2023년 호주의 에르차나 머리-바틀렛이 세운 150일 연속 마라톤이었다. 남성 중에는 지난해 브라질의 우고 파리아스가 366일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도손은 마지막 완주를 마친 뒤 "신체적인 준비도 물론이지만 정신적인 압박이 더 어려웠다"며 "체력보다는 정신력으로 매일 출발선에 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손의 딸은 "엄마가 마라톤을 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유일한 날이 있다"며 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도손은 27㎞를 달린 뒤 손가락이 탈구돼 응급실을 찾았다. 마라톤을 완주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도손은 기록 달성을 위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는 "아직 손가락이 조금 굽어 있다"고 밝혔다.
도손은 오는 9월 그리스에서 열리는 스타르타슬론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 대회는 마라톤의 원형이었던 스파르타에서 아테네까지 장장 246㎞를 36시간 안에 완주해야 하는 논스톱 울트라 마라톤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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