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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출생아 수 증가, 이제부터 시작이다

황옥경 육아정책연구소장

황옥경 육아정책연구소장




새해에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3일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 결과를 토대로 2024년 출생아 수가 24만 2334명으로 전년도보다 7295명 늘었다고 밝혔다. 9년 만의 출생아 수 반등이다. 지난해 6월부터 출생아 수 증가가 관찰되면서 그 배경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뤘던 결혼의 증가, 더 이상 하락 지점이 없는 낮은 출산율이 꼽혔다. 여기에 더해 정부·기업 등 우리 사회가 초저출산의 늪에서 빠져나오고자 함께 노력한 결과일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부는 올해 ‘일·가정 양립’ ‘교육·돌봄’ ‘결혼·출산·양육’의 3대 분야에서 저출생 정책을 본격 시행할 채비를 갖췄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통합 신청이 가능하게 되며 육아휴직급여도 인상된다. 육아휴직 기간을 부부 모두 3개월 이상 사용할 경우 부부 각각 1년 6개월씩 사용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기간도 확대됐다. 이 외에 방학 중 늘봄학교 운영 및 시간제 보육 확대를 통해 일부 돌봄 공백이 해소된다. 민법상 가족관계에 있는 산후도우미 비용 지원,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 확대, 미숙아 출산휴가 기간 및 난임 치료 휴가 기간 확대, 제왕절개 비용 지원 등의 정책은 좀 더 안정적인 출산 환경을 도모할 것이다. 신혼부부뿐 아니라 출산 가구까지 주택 특별공급 대상자에 포함한 정책은 주택 가격 부담으로 인한 출산 포기를 약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전방위 정책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억제하는 요인이 아직 많이 있다. 고용보험을 기반으로 한 육아휴직제도는 임금 근로자의 일부만 포괄하고 있어 기업 간 정책 시행의 격차가 여전하다. 높은 주택 가격, 출산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와 시간의 융통성 부족, 경력단절의 문제 등도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가족 형성에 대한 약화된 인식, 부모 역할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과 부담감 역시 출산 의지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모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이른바 ‘출산 포비아’는 출산 기피의 주요 이유다. 엄마됨에 대한 필자의 연구에서 ‘가족이 필요해서’ 혹은 ‘친밀한 인간관계 형성에 대한 열망’ 때문에 엄마가 되고자 하는 경향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서구 연구 결과와 사뭇 다른 것이다. 서구의 경우에는 여전히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애정 등 가족이 주는 온정적 가치가 부모됨을 결정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세대 부모들은 부모가 되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어렵다고 느낀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 양육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받고 싶어한다. 생애 처음으로 부모가 된 초보 부모들은 갓 태어난 아기의 성장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만 아기가 정해진 방식대로, 그리고 예측한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에 금세 실망하고 좌절한다. 저출생 정책의 틈새를 메꿔야 한다.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육아를 부담과 고통으로만 인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육아 정보 플랫폼 구축, 부모의 개별 요구와 필요에 맞는 육아 지원 서비스, 지역사회 가족 문화 창출 등의 정책도 적극 마련돼야 한다. 부부가 양육을 좀 더 수월하게 느끼고 출산 이후 가족 안에서 즐거움, 안정감,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육아 친화 정책은 출산을 결정하게 만드는 기본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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