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명문대 출신 석·박사들이 중등교사직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중국의 심각한 청년 취업난과 학력 인플레이션의 단면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 시간) 지무신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장쑤성 쑤저우 중학교가 발표한 2025학년도 교사 채용 명단에는 중국 최고 명문대 출신 고학력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총 13명의 합격자 중 칭화대 출신이 6명, 베이징대 출신이 4명을 차지했으며 이 중 8명이 박사학위 소지자로 나타났다.
특히 칭화대 출신 6명 중 4명이 박사학위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과학 과목을 담당하게 된다. 반면 학사학위나 사범대 출신은 한 명도 채용되지 않았다.
쑤저우 중학교는 당초 박사과정 이수자를 우선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석사 졸업생의 경우에도 국가장학금을 3개 이상 받았거나 고교 시절 전국 올림피아드에서 3위 이내 입상해야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린 현상의 배경으로 쑤저우시의 우수한 재정 여건이 꼽힌다. 재정이 튼튼할 경우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기 때문이다. 지방정부는 외지 출신 교사들에게 부동산 보조금과 정착 보조금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인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교육 중시 정책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청년 실업률 급증과 맞물린 학력 인플레이션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한 중국경제 전문가는 "민간기업의 채용 감소와 성장 둔화로 인해 고학력자들이 안정적인 공직으로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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