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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견’ 국방장관 직무대리 김선호 차관…“軍 신뢰 회복 이 한 몸 불사르겠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2차계엄 발령 요구 절대 수용하지 않아”

군통수권자에게 ‘항명’ 불사 의지도 밝혀

신속히 계엄 주요 지휘관 직무배제 지시

한달 간 전군 주요지휘관들 두차례 소집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물리적 마찰 차단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인 김선호 차관이 지난달 12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연일 군에 대한 질타가 쏟아져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단 투입된 불법 정황이 드러나 군은 국민적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며 바람 앞에 촛불 신세로 전락했다. 이런 탓에 계엄 해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5일 비상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면직되고 국방부는 1948년 창군 이래 처음 국방부 장관 직무대리 체계가 가동됐다.

다행히 대타로 나선 장관 직무대리 김선호 차관이 차분하면서도 강한 리더십을 앞세워 계엄 후폭풍에 따른 내부 혼란을 진화하고 군심(軍心)결집과 확고한 대북 대비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해 현재 군은 다시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다.

눈 여겨 볼만한 것은 지난해 연말 정국을 흔들 비상계엄 사태가 한 달이 넘어가는 가운데 장관 직무대리 김 차관이 붕괴 직전이었던 군의 위계질서를 되살리고 육·해·공군 50만 대군을 안정적으로 지휘하며 ‘지장’(智將)이자 ‘덕장’(德將)으로서 면모를 과시해 역대급 장관 직무대리 미담을 만들어 내 군 안팎에서 화제다.

예비역 육군 중장인 김 차관은 수방사령관 출신답게 첫 등판부터 남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계엄 해제 이튿날인 6일 오후 예고에 없던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입장’ 발표했다. 군 주요 지휘관과 함께 국방부 브리핑룸을 찾아 언론 앞에서 서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군의) ‘2차 계엄 정황’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2차) 계엄 발령에 관한 요구가 있더라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차관의 결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2차 계엄을 명령해도 따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국군통수권자에 대한 항명도 불사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을 당하기 전으로 엄연한 군통수권자이자 인사권자 신분이지만 또다시 군 병력의 불법적 동원을 요구하면 거부하고, 무너진 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군심을 다잡기 위해 본인이 총대를 메고 군을 직접 통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천명한 것이다.

김 차관은 또 입장문을 발표한 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우려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에게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는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합참 작전본부장, 정보본부장 등도 함께 했다. 장관이 공석이고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대비태세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국방부·합참의 최고위급을 모두 출석시켜 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국민에게 알린 셈이다.

지난달 12월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인 김선호 차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발 더 나아가 장관 직무대리로서 권한 행사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김 차관은 곧바로 김 전 장관의 지시로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출동시킨 계엄군 주요 지휘관들을 모두 직무에서 배제했다. 검찰의 내란죄 혐의 수사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관련자들 전원을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신청하는 과감한 결단력도 보여줬다.

방첩사령관과 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이상 육군 중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이들을 포함해 계엄사령관이었던 육군참모총장과 특수전사령부 예하 공수여단장 3명 및 대령 지휘관 3명 등 모두 10명에 대해선 국방부검찰단에게 긴급출국금지 조치를 지시했다. 동시에 해당 보직의 직무대리를 지정하는 중장 및 소장급 장성 인사를 내고 이들 부대들의 혼란을 수습하도록 명령했다.

특히 김 차관은 군 내부의 동요를 조기 수습하는 동시에 북한의 무모한 오판이 없도록 대북 대비태세 강화를 위해 안보 공백이 없도록 맹장(猛將)같은 위풍당당한 행보도 이어갔다.



장관 직무대리를 맡은 지 이튿날인 지난달 12월 7일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군통수권이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에게로 넘어간 지난달 12월 14일 두 차례에 걸쳐 각 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주요지휘관과 국방부·합참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하는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해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국내외 안보상황을 무겁게 인식하면서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며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지시하기도 했다.

한미군사 동맹 등 주변국과의 군사협력 체제가 굳건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며 안보 공백 우려도 불식시키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공조통화를 통해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방한한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과의 회담에서는 고위급 협의와 한미일 3자 훈련의 지속적인 추진도 논의했다. 지난 2일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접견하고 국내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도 재확인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월 1일 경기 김포 해병대 2사단을 시찰한 자리에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리(차관)도 동행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데 대통령 관저 외곽지역 경계를 담당하는 수방사 예하 55경비단의 병력이 투입되지 않도록 대통령경호처에게 요청하고, 해당 부대장에게 연락해 (공수처 영장 집행을 지원하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사전에 지침을 내린 사실이 알려져 다시 한번 김 차관의 군에 대한 지휘와 통솔력이 탁월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배경에 대해, 대통령 관저 200m 앞까지 접근했지만 대통령경호처 인력과 군인 200여명이 ‘벽’을 세워 집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집행 과정에서 크고 작은 몸싸움도 있었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공수처의 설명과 달리 실제 현장에선 장관 직무대리인 김 차관의 사전 지시에 따라 현장에서 공수처와 물리적 충돌을 한 군 병력은 전혀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대통령경호처의 언론 공지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대통령경호처는 “관저 지역은 군사보호시설로 평시에 55경비단 병사들이 근무하고 있으나 공수처 도착 시 대치가 격화될 것을 대비해 경호처 직원으로 교체했다”며 “(의무 복무)55경비단 병사들은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 달여 동안 김 차관이 국방장관 직무대리로서 안보 공백 없이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뛰어난 리더십으로 진면목을 과시하고 있어 군 안팎에서는 ‘김선호 차관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얘기가 화자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선배로서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작전통인 신원식 전 장관과 윤석열 정부 실세로 불리는 김 전 장관 밑에서 튀지 않고 조용히 국방부 내 살림을 챙기며 두 장관을 보좌하던 모습과 달리 위기에 내몰린 국방부를 빠르게 수습하고 50만 대군을 안정적으로 진두지휘해 후임 국방부 장관으로 바로 임명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군 소식통은 “김 차관이 주변 지인들에게 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12·3 비상계엄 사태로 한 순간에 무너진 것에 매우 가슴 아파하고 있고, 계엄 선포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당장이라도 사표를 던지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하며 “당당하게 군 생활을 하는 50만 국군 장병의 숭고한 애국심이 일부 지휘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폄하 되지 않게 군 신뢰 회복을 위해 자신의 한 몸 불사르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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