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근무일이 ‘이혼의 날’로 불리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새해 첫 출근일에 이혼이 급증하는 현상을 집중 보도했다. 많은 부부들이 연말 연휴기간 쌓아온 불만을 새해 첫 출근일에 터뜨리면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유명인 이혼 전문 변호사 로라 바서는 “매년 1월, 특히 상반기에 이혼 신청 건수가 가장 많다는 것은 절대적인 사실”이라며 “특히 연휴 이후 첫 주는 항상 상담이 폭주한다”고 밝혔다.
통계로도 이 같은 현상이 입증됐다. 워싱턴대 연구진에 따르면 워싱턴주의 경우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2월 대비 1월 이혼 신청 건수가 증가했다. 법률회사 리처드 넬슨이 2020년 실시한 조사에서도 ‘빠른 이혼’ ‘파트너와 이혼’ 등 검색어가 새해에 100% 이상 늘었으며 이혼 변호사 상담 문의도 1월에 30% 가량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연말연시 가족 모임과 명절 스트레스를 부부 갈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뽑았다.
앨버타 테비 리처드 넬슨 컨설턴트 변호사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만들려는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이 기존 부부 갈등을 악화시킨다”며 “많은 커플이 크리스마스를 관계의 마지막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심리 치료사 카렌 필립 박사는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목표를 세우며 현재 관계에 대한 분노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녀가 있는 부부는 아이들을 위해 연말연시까지 관계를 유지하다 새해가 되면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비 변호사는 “친척들과 시간을 보내고, 정성스럽게 요리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스트레스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압도적”이라며 “자녀와 가족을 위해 명절 기간은 버티지만 그 이후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1월 이혼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이혼이 감정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인 만큼 진행 과정에서 다른 큰 변화는 피하라고 조언했다. 자녀가 있는 경우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안정적 일상생활 유지와 효과적인 공동 양육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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