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을 포함한 국립현대미술관의 근현대 미술 소장품들을 상시로 관람할 수 있는 상설 전시관이 생긴다. 상설전이 생기면 관람객들은 이중섭, 김환기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언제든지 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술관이 상설전시를 통해 관광객들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7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전시계획 및 주요 사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미술관은 5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과 서울관에서 이건희 컬렉션이 포함된 전시를 상설전 형태로 마련한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시작해 현재까지 1만1800여 점의 소장품을 구축하고 있는 국가 대표 미술 기관이다. 한 국가의 주요 미술관에는 그 미술관을 상징하는 주요 전시나 작품이 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소장품이 많지 않아 거의 모든 전시를 기획전 형태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2021년 이건희 컬렉션이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되면서 소장품 목록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이건희 컬렉션에는 처음 전시를 시작했을 당시 ‘티켓팅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이 대거 소장돼 있다. 올해는 지난 2년간 전국의 미술 전시 기관을 순회한 이건희 컬렉션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안착하는 원년으로, 상설전이 시작되면 관람객들은 1년 내내 이같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과천관에서 5월 시작되는 ‘한국미술 1900~1960’에는 김기창, 박래현, 박수근, 이중섭 등 70여 명의 근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통 미술의 변화와 서양화의 도입, 해방과 전후 시기의 미술을 중심으로 주요 소장품을 조망하며 ‘금강산’ ‘부부화가’ ‘가족’과 같은 주제별 전시도 마련한다. 6월에는 ‘한국미술 1960~1990’이 과천관에서 열린다. 김환기, 윤형근, 이숙자, 최욱경 등 90여 명의 한국 현대 미술 작가들을 살펴보는 전시로, ‘대한민국 미술전람회(국전)’ 수상작, ‘모더니스트 여성 미술가들’과 같은 소주제를 통해 미술 양식과 사조를 중심으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김환기, 윤형근 등은 별도의 전시를 마련해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관에서 5월부터 시작되는 ‘한국 현대미술’에는 박서보, 김수자, 서도호, 양혜규, 이불 등 소장품 중 대표 현대미술 작품 80여 점을 선별해 상시적으로 선보인다. 상설전은 연간 다양한 작품군으로 구성을 달리해 개편하면서 한국 근현대 미술 대표작을 일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