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초등학생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계모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이상주·이원석 부장판사)는 7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에게 이와 같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학대는 신체적으로 유약한 아동에게 가하는 범죄로, 개인 아동에게 침해를 넘어서 아이가 장차 우리나라 구성원으로 자라는 데 악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중대범죄”라며 “피고인은 자신의 보호 대상인 아동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했고,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아동을 재차 가혹행위로 사망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친모를 닮았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폭행을 가했다”며 “학대 수준은 가학적이고, 강도도 피해 아동이 버텨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살해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의 사망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구타와 중한 학대를 했다”며 “이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신체 기능 저하가 나타나 심정지가 온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약물 복용 증가 시점과 체중 감소 시점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신체적, 정신적 학대행위 이외에 신체 저하를 초래할 만한 다른 결정적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11개월 동안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이모 군을 수시로 때리는 등 수백 차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아들을 무릎을 꿇린 채 장시간 벌을 세우거나,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는 등의 학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습 학대를 당한 이 군은 숨진 당시 기준으로 몸무게가 29.5㎏(신장 149㎝)에 불과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빠진 상태였다.
검찰은 이씨에게 아동학대살해, 상습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를 적용했지만, 1·2심 모두 ‘살해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이씨는 아동학대치사죄만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아동학대 살해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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