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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정치·사법 균형 회복할 리더"→"극우 수괴"…4년 만에 달라진 '죽마고우'의 평가

이철우 연세대 교수 페이스북에 글 올려 비판

20대 대선 전 지지 입장에서 비판으로 돌아서

20대 대선 전인 2021년 6월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당시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초등학교·대학교 동창이자 ‘죽마고우’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윤 대통령을 ‘극우 세력의 수괴’, ‘정신적으로 화융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도 높게 공개 비판했다.

이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40년에 걸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통해 가지게 된 믿음에 취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극우 세력이 재편성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일본제국주의 지배를 정당화하고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수정주의 역사 논객들이 등장하자 그들과 싸우는 담론 전선에 참여했지만, 그들의 역사해석이 정치적 극우의 권력화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 교수는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과잉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지냈던 윤 대통령에 대해 “문재인의 사냥개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문재인 정부가 조성한 반일정서에 발맞춰 강제징용 판결을 옹호하면서, 조심스러워하는 나에게 눈을 부라렸던 윤석열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수괴가 될 것임은 생각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2021년 그의 언동에서 진영적 사고와 갈라치기, 폭력적 기운을 느꼈지만 그의 졸개들이 추진한 홍범도 흉상 제거, 2023년 8·15 경축사를 통해 반대 세력을 공산전체주의로 몰아세우는 담론 전략을 보기 전에는 그가 정신적으로 화융할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닫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홍범도 흉상 철거 계획을 꾸짖는 광복회장을 겁박하기 위한 시위대가 우리 집 앞에 와서 연일 고성을 지르는 것을 보면서, 백범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궤변이 정권의 비호를 받는 것을 보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주구들을 섬기는 자들, 식민지 노예근성을 노멀로 여기는 자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임을 깨닫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군중이 물리적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익숙함에 의해 동원됐다면, 현재의 극우 정치는 초보적 논리와 팩트를 부정하도록 군중을 세뇌하고 선동하는 것을 통해 전개된다”면서 “그것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속의 노예가 된 한 개인의 심성과 행태로 문제를 환원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극우 세력의 역사적 기원 및 통시적 변천과 발전을 되돌아보고, 그들의 행동의 단순한 도구나 매개물이 아닌 그들의 주체성과 행위를 구성하고 규정하는 물질의 작용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글을 맺었다.

이 교수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아들로, 이 회장은 2023년 작고한 윤 대통령의 부친인 고(故) 윤기중 교수와 친분이 있어 두 집안 간 오랜 교류가 이어진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20대 대선 전에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2021년 6월 16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는 "국민의힘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중도 민심까지 아우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새 정부를 열어가야 한다면 새 정치뿐 아니라 큰 정치도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검찰총장 출신 차기 대선 주자로 주목 받고 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법치, 정치와 사법의 균형 회복에 제일 부합하는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후 이어진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 등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 후인 지난해 12월 6일에는 페이스북에 “허튼소리로 치부되는 부정선거론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면서, 성숙한 민주주의가 그런 도전에 어떻게 임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궁금해진다”고 적어 윤 대통령과 부정선거 의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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