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저지에 가까스로 성공한 가운데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한 야당을 상대로 수정안 제안 검토에 착수했다. ‘제3자 추천 특검’ 방식을 두고 여야 간 합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특검의 수사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워낙 커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8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쌍특검법 수정안에 대한 내부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은 현재 야당이 독점하는 특검 추천권 등 독소 조항을 제거하고 광범위한 수사 대상을 합리적으로 축소한 수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특검법이 부결되면 자체적으로 독소 조항을 제외한 법안을 제안하는 안까지 포함해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 차원에서 수정 특검법 제안을 논의하는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제3자 추천 특검에 대해서는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인 만큼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동훈 대표 시절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특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했고 (민주당이) 수용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여당 내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의 구체적 제안이 없는 만큼 소문만 가지고 수정안을 이야기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특검법의 수사 대상 축소를 요구하는 반면 민주당은 내란 특검법에 외환죄를 추가해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보수층 결집으로 최근 당정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한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주당에 협상을 먼저 요청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와 달리 현재 특검법 부결에 따른 여론의 역풍이 거세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탈표 단속에 성공하며 내부 결속을 확인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수정안 협상 주도권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