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보행자 쳤지만 '무죄'?…재판서 판결 뒤집힌 이유 보니

서행 우회전 중 무단횡단 보행자 충격

범칙금 처분에 불복해 정식 재판 청구

법원 “처벌 법 조항 달라”…무죄 선고

연합뉴스

우회전 도중 서행하다 무단횡단 중이던 80대 여성을 치어 범칙금 처분을 받은 버스기사가 정식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지혜선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시내버스기사 A(6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25일 오후 7시45분께 광주 동구 조선대 앞 도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다 우회전하던 중 횡단보도가 없는 지점에서 길을 건너던 80대 여성 B씨를 충격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다발성 골절상 등을 입어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제한속도 시속 30㎞ 구간에서 시속 25㎞로 주행하다 사고 직전에는 17㎞로까지 감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B씨가 무단횡단하며 도로에 진입했고, A씨가 야간에 이를 인지하지 못할 상황이었음이 확인됐다.

검찰은 A씨가 우회전 시 일시정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도로교통법 제48조 제1항의 안전운전 의무 위반 혐의를 적용해 즉결심판에 따라 범칙금을 부과했다. A씨는 처분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2022년 7월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거나 통행하려고 할 때 운전자는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이번 사건의 즉결심판에서 적용된 법 조항과 다르다”고 판시했다.

또한 “사고 당시 A씨는 B씨가 횡단보도 옆 도로로 횡단하려는 상황을 미리 발견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