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이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9일 헌재 컨퍼런스룸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사건 심리속도는 재판부에서 판단해 결정할 사항이며, 현재까지 이전 대통령 탄핵사건 심리속도와 비교해 특별히 빠르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 공보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총 63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총 91일이 소요됐다”며 "접수 후 첫 변론 기일은 노 전 대통령이 18일, 박 전 대통령이 25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사건 접수 후 31일 만인 이달 14일부터 첫 변론이 열린다. 과거 두 대통령의 첫 변론 시작일만 놓고 비교해보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오히려 약간 더 늦은 셈이다.
아울러 현재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의 장외 신경전에 대해 흔들림 없이 재판을 진행할 것임을 표명했다. 천 공보관은 “헌재는 독립적인 심판기관으로서 심판정 바깥에서 이뤄지는 여론전에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공정한 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사자가 절차 진행에 이의가 있다면 재판부에서 면밀히 판단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여당 원내대표 요청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외에 다른 탄핵심판 절차를 개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천 공보관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논평으로 헌재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화인터뷰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가 헌재를 방문해 감사원장, 국무총리, 검사 3명 탄핵사건의 신속한 진행을 요구했고, 헌재가 이를 반영해 기일을 빠르게 잡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헌재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기록인증등본 청구에 대한 일부 회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회신을 한 기관은 경찰청, 국방부검찰단, 서울중앙지검으로 확인됐다. 천 공보관은 “구체적인 분량이나 내용은 확인해드릴 수 없으며, 양 당사자 모두 열람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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