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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부동산 신탁사도 흔들

착공물량 감소 등 실적에 악영향

신평사, 건설업 '부정적'으로 평가

부동산PF 우발채무 전이 위기에

신탁사 신용등급 하방 압력 고조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건설업체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책임준공 미이행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전이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건설산업에 대해 산업은 ‘비우호적’, 신용등급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 기조에서 전반적인 분양 경기 회복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착공 물량 감소로 인한 매출 축소, 원가 부담 및 미분양으로 인한 손실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미수금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공사 미수금 누적으로 차입이 확대되면서 재무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경고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말 6조 1000억 원이었던 13개 건설사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9조 9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도 25조 4000억 원에서 27조 8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PF 우발채무 및 공사 미수금 회수 리스크가 큰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재무적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건설사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은 이미 하향 조정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GS건설과 태왕이앤씨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으며 KCC건설과 동원건설산업에 대해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한신공영과 동원건설산업에 대한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올해 건설업에 대해 “분양 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 축소와 낮은 수익성에 따른 재무 부담 등은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며 “제반 환경 악화에 따른 사업, 재무 안정성 저하로 등급 하방 압력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책임준공 관련 우발채무가 전이될 위기에 놓인 부동산신탁사도 코너에 몰렸다. 부동산신탁업권은 지난해 1~3분기 책임준공 의무 관련 대손 부담 등으로 이미 227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한자산신탁의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또 코리아신탁에 대한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신한자산신탁의 영업 실적 감소와 수익성 악화, 재무 건전성 저하 등을 이유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올해 업황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나신평은 올해 부동산신탁업에 대해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관련 분쟁이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동산신탁사의 영업수익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도 “신규 수주 위축으로 수익원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우호적 지방 분양 경기와 책임준공 관련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부동산 PF 우발 위험이 현실화되고 급격한 재무구조 저하 등 업황 부진 대응력이 미흡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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