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승객으로 탑승한 40대 남성에게 흉기로 위협 당해 104만 원을 빼앗긴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얼마나 사는 게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다"며 재판부에 피의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8월 6일 택시 기사 B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104만 원을 빼앗아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택시 안에서 현금 15만 원을 빼앗은 A씨는 테이프로 B씨의 손을 묶고 신용카드를 빼앗아 현금인출기에서 89만 원을 인출했다.
그는 범행 이후 직접 택시를 몰고 전주로 돌아와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인천으로 달아났으나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통의 택시 기사는 심야에 승객으로부터 그런 범행을 당했으면 평생 정신적 고통을 겪고 피고인에 대해 엄한 처벌을 원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피고인은 천사와 같은 택시 기사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피해자의 의사와 별개로 피고인의 범행은 너무 위험하고 죄질이 좋지 않으므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피고인이 과거 여러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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