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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스타' 이정재·'연기의 신' 이병헌 "'오겜'은 K콘텐츠 위상 몇 단계 높인 작품"

이병헌 "할리우드 대작 찍었어도 이런 환대 처음…BTS 기분 알겠더라"

이정재 "한국 시각 많이 달라져…글로벌 행사 국가대표 마음으로 뛸 것"

에미상·골든글로브 위해 칼 갈았다 說 이병헌 "상도 작품도 인연이 닿아야"

타노스 역 빅뱅 탑 캐스팅 제안 소문에는 "배우로서 월권…평생 그런적 없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이병헌. 사진 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K콘텐츠의 위상을 몇 단계 이상 높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K컬처의 힘은 해외에 나가면 더욱 실감하게 되는데 감개무량합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과 이정재는 최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오겜'을 통해 달라진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즌1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시즌2도 시즌1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개 첫 주 기준 시청 시간이 5억 시간에 달하며 넷플릭스 콘텐츠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병헌은 시즌1에서는 카메오로 프론트맨 역을 맡았지만 시즌2에서는 본격적으로 등장해 성기훈(이정재 분)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배우 이정재.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정재는 이미 시즌1을 통해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반면 이병헌은 한국 배우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2009년 ‘지아이조’를 시작으로 잇달아 할리우드 대작에 출연했기에 시즌2를 통한 글로벌 인지도 상승에 대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영어로 대사를 해야 하는 외국 작품에 출연했던 저에게는 굉장히 신기하고 뭉클한 순간들"이라며 “한국어로 대사를 하고 한국 작품인데 글로벌 시청자들이 사랑해주는 게 너무 놀랍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할리우드 대작도 해봤지만 이런 환대는 처음”이라며 “BTS가 어떤 기분인 줄 알 것 같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이정재도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와 ‘오징어 게임’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며 “글로벌 행사에도 출연 요청이 많이 들어 오고 있는데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겜’을 비롯해 한국 콘텐츠 관련 글로벌 행사 참석은 ‘국가대표' 마음으로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시즌1에서는 서로 만나지 않지만 시즌2에서 기훈과 프론트맨은 치열한 대결을 펼치면서 숨막히는 긴장감과 시즌3의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두 배우는 나이도 활동 시기도 비슷하지만 같은 작품에서 대사를 주고 받고 긴 호흡을 함께 연기를 한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병헌은 이에 대해 “데뷔 시기가 비슷한데도, 한번도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 그래도 인간적으로는 오래된 친구”라며 "서로가 서로의 연기 색깔이나, 패턴이나 이런 것들을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정재도 “시즌2에서 많은 호흡을 맞출 수 있어 기뻤다”며 “현장에서 자주 만나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병헌이 형의 일하는 모습도 지켜보게도 되고 굉장히 즐거운 촬영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이병헌. 사진 제공=넷플릭스




시즌2는 엇갈린 평가 속에서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즌2가 완결성을 갖지 않고 끝난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그러나 시즌3에 대해서는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에미상,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병헌은 시즌2 출연을 결정하면서 ‘칼’을 갈았다는 후문이다. 소위 말해 ‘연기로는 깔 게 없다’는 그가 글로벌 메가 히트 작품인 ‘오겜2’에서는 전면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이미 다른 배우들은 물론이고 이병헌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칼이 무디다고 이렇게 집에서 칼을 갈면요"라고 ‘아재개그’로 농을 치며 “1년 1개월 넘게 촬영했는데 몰아 찍을 때도 있고 두 달 정도 텀을 두고 찍을 때도 있어서 칼을 갈려고 보면 망치가 돼 있고 그래요”라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그러면서 그는 “계획대로 모든 게 되는 게 아니고 연, 인연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며 “상이든 작품이든 그건 인연이 닿아야 하지 않겠냐”며 담담하게 말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34년 차 배우의 ‘초연한 단단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정재.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정재는 시즌1과 시즌2 두 작품에서, 이병헌은 시즌1, 시즌2 그리고 영화 ‘남한산성’에서 황동혁 감독과 작업을 했다. ‘오겜 시리즈’를 통해 가장 대중적으로 예술적으로 성공한 감독으로 꼽히는 황 감독과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병헌은 “황 감독과의 작업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며 “머릿속에 온통 ‘오겜’ 생각뿐이더라. 혼자 쓴 13개의 대본을 보고 놀랐다”며 “타고난 천재 스토리 텔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이정재도 “해외에서도 황 감독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천재'라고 답한다”며 "13개 에피소드를 시나리오로 쓰는 것만 해도 3년이 넘는 작업인데 후반 작업까지 3년 만에 끝내셨다.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감탄했다.

‘오겜’은 인기만큼이나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의도하지 않게 ‘바이럴’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의 타노스 역 캐스팅부터 연기력 논란까지. 특히 이병헌과 탑의 친분이 알려지면서 그가 캐스팅에 힘을 쓴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됐다. 이에 대해 그는 “배우 생활 30년을 넘게 하면서 캐스팅에 대해서 누굴 추천하고 그런 적이 한번도 없다”며 “그건 월권 행위"라고 잘라 말했다. 최승현 씨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서도 “캐릭터를 잘 표현한 것 같다”며 “그 안에도 약을 하고 그런 굉장히 이상한 캐릭터를 나름 잘 소화한 것 같다”고 밝혔다. 프론트맨이 타노스를 때려 눕히는 장면도 두 번 정도에 갈 정도로 호흡은 괜찮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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