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그린란드를 사들이고 싶다는 야욕을 드러내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이 그린란드 희토류 개발사에 접근해 희토류 개발 프로젝트를 중국에 넘겨선 안 된다는 취지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란드 최대 희토류 매장지인 탄브리즈를 개발하는 탄브리즈 마이닝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반스는 지난해 미국 당국자들이 찾아와 개발 프로젝트를 중국과 연계된 기업에 팔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이 회사는 결국 뉴욕에 본사를 둔 크리티컬 메탈스에 상당 규모의 프로젝트 지분을 넘겼다. 크리티컬 메탈스의 토니 세이지 CEO 역시 "(탄브리즈 프로젝트가) 중국에 팔려서는 안 된다는 (당국의) 압력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매각 대금은 현금 500만달러(약 73억원)와 2억1100만달러(약 3082억원) 상당의 크리티컬 메탈스의 주식이다. 이는 중국 회사들이 제안한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들 회사의 CEO들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났고, 어떤 중국 회사가 제안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탄브리즈 마이닝은 2026년까지 매년 50만톤의 유다이알리트 함유 희토류를 채굴할 계획이다.
최근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사들이고 싶다는 언급을 하기 훨씬 전에 이뤄진 것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그린란드의 경제적 가치를 일찌감치 주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는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생산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트럼프가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면서까지 그린란드 영토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도 희토류를 확보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탄브리즈 사례를 통해 희토류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과거에는 매력적이라고 보지 않았던 투자처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광물 컨설팅 회사 프로젝트 블루의 연구책임자 데이비드 메리먼은 "탄브리즈는 규모는 크지만 등급과 광물은 크게 자랑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복잡한 광물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상업적 생산에 도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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