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풍’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일대 소공원의 수목이 대거 고사해 지자체가 조사에 나선다. 종종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부는 엘시티 지역 일대는 태풍이 불 때면 내륙보다 최대 4배 이상 강한 바람이 불어 각종 피해가 막심한 곳이다.
해운대구는 올해 3월 엘시티 일대 소공원의 수목 상태를 전수조사하고 정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해운대구 920호(929㎡), 921호(4810㎡), 922호(2858㎡) 소공원 등 3곳이다. 2020년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의 시행사가 85억원을 들여 조성한 뒤 구에 기부채납한 곳이다. 3곳에는 해송과 후박나무, 애기동백나무 등 큰 나무(교목) 250그루가 심겨 있다.
부산 최고층인 엘시티 건립 이후 강한 빌딩풍이 불게 된 이곳에서 2년간 큰 나무 50여그루가량이 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가 전문가에게 자문받은 결과 강한 빌딩풍과 높은 염분, 태풍 영향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구는 여름철 태풍도 하나의 원인으로 봤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염분을 잘 견디는 수종이 식재돼 있지만 빌딩풍 등 복합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겨울에는 고사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워 봄에 정확한 조사를 한 뒤 나무를 계속 유지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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