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신’, ‘서울 청약불패’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서울 내 악성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가 준공된 이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경우를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합니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월(1만 8307가구) 대비 1.8% 늘어난 1만 8644가구입니다. 특히 서울은 악성 미분양 주택이 15.3%(523 → 603가구)로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국 기준으로는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7월(1만 8506가구)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치이고, 서울로 한정하면 2013년(664가구) 이후 약 11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강력한 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조금 기다렸다 사자’라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축 아파트의 미분양이 생기는 이유는 수요자들이 시장에서 해당 단지의 가치 대비 분양가를 비싸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에 건설사들은 미분양 잔여세대 분양을 위해 파격적인 이벤트까지 내놓는 상황입니다.
서울경제신문 부동산 유튜브 채널 ‘헬로홈즈’의 아파트 토크쇼 ‘집중하세요’에서는 서울 대표 미분양 단지 네 곳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해봤습니다.
◆GTX 등 교통호재에도 피하지 못한 미분양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본사까지 이전하면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단지입니다. 84㎡ 타입 분양가가 13억 6300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지난해 11월 청약 평균 경쟁률이 15대 1을 기록하며 완판이 예상됐지만 결국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광운대역 초역세권에 GTX-C 노선이 예정돼 교통 호재로 주목받았습니다. 지난 9일 발표된 무순위 청약 결과에 따르면 총 1만 353건의 통장이 접수됐고 최고 경쟁률 552.67:1을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미분양이 또다시 발생할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지난해 서울 마지막 분양 단지였던 중랑구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에서도 미분양 매물이 발생했습니다. 84㎡ 초과 타입의 경우 계약금 5%라는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됐습니다. 전용 39㎡와 44㎡ 등 소형 평형은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84㎡ 타입의 경우 13억 원대, 중대형 평수인 98㎡와 118㎡ 분양가는 각각 15억 원, 18억 원대로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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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대형 평수는 물론, 일반적으로 수요가 많은 중소형 평수까지 분양이 안 되고 있습니다. 분양가는 전용 59㎡ 8억 6030만 원부터, 84㎡는 11억 2100만 원부터 시작해 요즘 분위기로는 합리적인 분양가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잔여세대 임의공급이 벌써 8차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시공사에서는 입주 시까지 계약금 5%에 잔금 95%라는 파격적인 조건 변경을 실시했습니다. 중도금 부담을 없애고 발코니 확장까지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홍제역까지 거리가 2km나 됩니다.
끝으로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의 경우 더블역세권에 한강뷰가 나오는 아파트인데도 미분양 됐습니다. 시공사는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샤넬 명품백과 수백만 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연 상황입니다. 84㎡ 타입 최고 분양가가 19억 4900만 원으로, 인근에서 2017년에 입주한 ‘래미안강동팰리스’ 동일 면적 분양가보다 4억 원가량 높습니다. 청약 대기층 및 적극 매수층이 30·40대임을 고려했을 때 앞뒤로 먹자골목이 위치하고 가까운 초등학교 등굣길도 정비가 안 된 점 등이 미분양의 원인으로 주목됩니다.
이외에도 ‘집중하세요'에서 분석한 미분양 아파트 네 곳은 공통적인 단점이 있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서울경제신문 부동산 유튜브 채널 '헬로홈즈'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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