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양당 지지율이 ‘12·3 계엄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결과가 나오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차기 대권 후보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지율이 30%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강경 일변도의 당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004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정치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해 10일 발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6.3%), 이 대표는 32%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다른 주자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지만 지난달 17~19일 실시된 직전 조사(37%)에 비하면 하락했다. 뒤를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8%)이 2위에 올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도 이 대표는 31%로 가장 높았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22.8%).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 7%, 홍준표 대구시장 7%가 뒤를 이었다.
현재로선 이 대표를 위협할 만한 대선 후보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것은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탄핵과 특검 등을 밀어붙이면서 협치의 정신을 외면하고 각종 민생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날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정당 지지율이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복귀했다. 직전 조사인 3주 전과 비교해 국민의힘은 10%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12%포인트 떨어졌다.
계엄사태 이후 민주당이 취한 일방적인 강경 모드에 대해 당내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김영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적절하게 문제를 관리해나가는 부분들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여러 가지 탄핵의 문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문제 등을 이렇게 과도하게 나가는 것은 절제하고, 전략적 인내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도 잘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다수당인 민주당이 현 국면을 해결하고 국정 안정과 경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더 적극적으로 보이는 데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가짜뉴스로 인해 보수 지지자들이 결집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보수층이 정당한 콘텐츠나 내용을 가지고 결집하는 게 아니다”라며 “부정선거 음모론 등 가짜뉴스로 인해 결집이 이뤄지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게 유지되고 있는 결집은 그냥 무너질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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