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홀(파5)에서 23야드를 남기고 친 안병훈의 칩샷이 홀로 빨려 들어갔다. 평소라면 짜릿할 수 있는 이글을 잡았지만 안병훈의 표정은 덤덤했다. 컷 통과를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1타가 모자라 컷 오프 됐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김시우 역시 그다지 기쁜 표정을 짓지 못했다. 컷 통과를 하려면 이글이 필요했지만 두 번째 샷이 살짝 그린을 넘어가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3년 우승을 차지한 김시우와 2024년 준우승을 거둔 안병훈이 ‘약속의 땅’ 같은 무대 소니오픈에서 1타 차로 아쉽게 컷 통과에 실패했다.
안병훈과 김시우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각각 4언더파 66타와 3언더파 67타를 쳤지만 합계에서 2언더파 138타를 기록해 컷 탈락했다. 이날 컷 오프 기준선은 합계 3언더파 137타 공동 58위였다.
반면 2023년 컷 오프 당했고 작년에는 출전하지 않았던 김주형은 한국 선수 4명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하면서 우승을 정조준 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5타를 친 김주형은 합계 7언더파 133타를 기록해 전날 공동 44위에서 공동 11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 올렸다.
공동 선두(10언더파 130타)에 나선 패트릭 피시번과 데니 매카시(이상 미국)와는 3타 차이여서 충분히 역전 우승을 노릴 만한 위치다. 1번(파4)과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순위를 끌어올리기 시작한 김주형은 13번 홀(파4)에서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막판 2개 홀이 특히 짜릿했다. 17번 홀(파3)에서는 1m 이내에 붙이는 기막힌 아이언 티샷으로 버디를 잡았고 18번 홀(파5)에서도 1m 조금 넘는 버디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 이벤트 대회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와 그랜드 손턴 인비테이셔널에서 잇따라 준우승을 거뒀던 상승세가 새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으로 연결될지 기대를 갖게 한다.
작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히라타 겐세이(일본)는 이날 7타를 줄이며 에릭 콜(미국)과 함께 공동 3위(9언더파 131타)에 올랐다. 더 센트리에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에 이어 2주 연속 일본 선수 우승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마쓰야마는 공동 42위(4언더파 136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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