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은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경찰에 2차 출석했다.
11일 박 전 처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추가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전 처장을 상대로 이달 3일 공조본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은 이유와 누가 주도했는 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오전 10시 박 전 처장은 두 차례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끝에 세 번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박 전 처장이 3차 소환조사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례적으로 언론에 출석 시간을 알리고 나타났다. 박 전 처장은 출석 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최 권한대행은 이를 즉각 수리했따.
박 전 처장은 출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현재 정부기관끼리 이렇게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걱정이 크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전 처장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정부기관 간의 중재를 건의했다”며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지만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방식에 대해서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가 진행돼야 하며,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 10분께 박 전 처장은 조사를 마친 뒤 건물을 빠져나오며 "수사기관의 조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했다"며 ”소상하게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전 사의 표명한 이유나 저지선 구축 주체 등을 묻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현재 박 전 처장의 직무대리를 하고 있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3차 출석 기한인 이날 오전 10시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 차장은 향후 공조본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할 예정이다.
경찰은 3차 출석요구마저 묵살한 김 차장을 상대로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 수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가 2차 출석 요구 기한이며,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경우 이달 10일 2차 소환통보를 묵살했다. 경찰은 이광우 본부장에게 1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며 3차 통보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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