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과 교전을 경험한 우크라이나군의 증언을 전하는 해외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원 올레(30)의 증언을 보도했다.
올레는 “북한군이 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소규모로 이동하는 러시아군과는 달리 대규모 집단을 이뤄 우크라이나군 진지로 진격해왔다”며 “러시아군과는 달리 상공에 드론이 날더라도, 심지어 옆에서 동료가 다치거나 숨져도 이를 무시하고 전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러한 북한군의 특징을 두고 “러시아군과 전혀 다른 사고방식과 접근법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것 같다”며 "러시아인들은 우리의 진지를 공격한 뒤 손실을 입으면 후퇴하지만 북한군은 계속 전진한다"고 설명했다.
올레는 자신의 부대가 러시아군에 상당한 손실을 입혔다며 이로 인해 러시아가 당초 계획보다 더 빨리 북한군에 의지하게 됐을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북한군 동원 이유에 대해 "그들(러시아군)은 자국군을 가장 위험한 임무에 파견하지 않고 최전선의 다른 임무를 위해 비축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올레는 지난 달 진지를 공격해온 북한군 400~500명과 교전을 벌였다는 정보도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1:6으로 수적 열세인 상황에서 전투가 8시간 동안 이어졌고, 총알이 떨어진 우크라이나군이 퇴각하면서 중단됐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 1명을 포로로 잡아 응급 처치했지만, 그 군인은 심문 전 부상으로 숨졌다고 올레는 전했다. 다른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되기보다는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전장에는 사망하거나 부상한 북한군이 그대로 남겨졌다고 올레는 설명했다.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기습해 일부 지역을 점령한 뒤 전쟁의 주요 전선으로 떠올랐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 지역에 배치돼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우크라이나군 제33 분리돌격대대 '빅 캣츠'의 '레오파드'(가명) 중령의 증언을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주 마흐놉카 마을에서 북한군과 교전을 경험했다는 레오파드 중령은 북한군이 지뢰 설치 지역을 통과하는 방법에 대해 "(그들은) 서로 3~4m 떨어져 일렬로 걸어간다"며 "한 사람이 폭파되면 의료진이 뒤따라가 시신을 수거하고, 사람들은 차례로 그것을 계속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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