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한 마을에서 ‘공공의료 위기’를 호소하며 이례적인 법령을 발표해 화제다.
9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의 벨카스트로 마을은 주민들에게 ‘응급 의료 지원이 필요한 질병에 걸리지 말 것’을 지시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해당 법령에는 여행이나 스포츠 등 사고 위험이 있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가급적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CNN은 해당 법령이 시행된다면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구 1300명의 벨카스트로는 이탈리아 최빈곤 지역인 칼라브리아에 위치해 있다. 마을 인구의 절반 가량이 노인이며 젊은 층이 도시로 떠나면서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의료 인프라 붕괴가 심각해 2009년 이후 18개 병원이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영 중인 지역 병원은 공휴일과 근무시간 외 당직 의사가 없으며 가장 가까운 응급실마저 45km 거리에 있어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이 극히 취약한 상황이다.
안토니오 토르키아 시장은 “이번 법령은 단순한 도발이 아닌 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절박한 외침”이라며 “공공 의료원이 정기적으로 문을 열 때까지 법령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10년 내 마을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