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추위를 피해 몸을 쉴 수 있는 무료 공공시설인 '한파쉼터' 10곳 중 9곳은 오후 6시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파 추위가 가장 극심한 밤 사이에 취약계층이 지낼 곳이 없다는 지적이 매년 겨울마다 제기되는 모습이다.
12일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서울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한파쉼터는 총 1358곳이다.
경로당 등 노인 시설이 780곳으로 가장 많았고 동 주민센터가 366곳, 복지관 68곳, 도서관(문화시설) 20곳, 체육시설 6곳, 보건소 4곳이다.
이 외에는 지하철역 스마트쉼터, 자치구가 한파쉼터로 지정한 숙박시설, 각종 지역 커뮤니티시설 등 기타에 속하는 한파쉼터가 114곳이었다.
한파쉼터 가운데 평일 오후 6시 이후 야간개방을 하는 곳은 126곳으로 전체의 9.3%에 불과했다. 한파쉼터가 있어도 정작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밤이나 새벽에는 이용할 수 없는 문제가 여전한 셈이다.
또 ‘야간개방’을 한다고 밝힌 126곳 가운데 쉼터 4곳은 오후 8시면 문을 닫았고 21곳은 9시에 닫았다. 오후 10시까지 하는 쉼터는 31곳, 오후 11시는 5곳이었다.
60곳은 새벽이나 아침부터 개방해 밤 12시에 닫았다.
쉬지 않고 24시간 개방하는 한파쉼터는 강북구청과 영등포 노숙인 시설(희망지원센터·햇살보금자리·보현종합지원센터·옹달샘드롭인센터 응급구호시설) 4곳을 포함해 5곳이었다.
주말에는 아예 문을 닫는 쉼터가 1224곳에 달했다.
그나마 한파 특보가 발효되면 자치구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한파쉼터를 운영 시간을 야간으로 연장하고 있는데, 이 비율도 10% 안팎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저녁이면 닫는 한파쉼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파 특보가 발효됐을 때 주거 취약계층, 독거노인, 노숙인 등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한파 응급대피소를 두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서울에 73곳으로 종로구(종로구청), 중구(중구청 작은도서관) 등 24시간 접근할 수 있고 난방시설이 갖춰진 공공시설이나 자치구에 연락해 이용할 수 있는 모텔 등 숙박시설이다.
또 시민 누구나 편의점이나 은행 지점 등 일상 가까이에서 폭염이나 한파를 피해 쉴 수 있도록 '기후동행쉼터'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파가 극심할 때 야간이나 새벽에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인 한파 응급대피소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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