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월 초반께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매체는 양국이 다음 달 초반 정상회담 개최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며 “(이시바 총리가) 2월 8∼9일 주말이나 그 전후 미국을 방문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인도네시아 방문 중 기자들에게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미국과 관계는 우리나라(일본)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면서 “가능한 한 조기에 실현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양국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트럼프 당선인과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와 관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은 20일 트럼프 취임식에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을 보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주미 일본대사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는 점에서 일본 고위 각료인 이와야 외무상의 취임식 참석은 이례적이라고 일본 언론은 평가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싶다”면서 “차기 행정부와 굳건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관련된 미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대미 투자와 고용 등에 대한 기여를 설명할 것”이라며 “일본의 과거 기여와 현재 일본의 국방비 증액 노력에 대해서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 기업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막힌 인수 거래의 해결책을 트럼프 2기에서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제철과 US스틸은 인수 마감 시한을 넉 달 연장하며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닛케이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일본제철과 US스틸이 신청한 인수 계획 폐기 기한을 당초 2월 2일에서 6월 18일까지로 연장하는 안을 승인했다.
닛케이는 CFIUS의 기한 연장 결정 배경에 일본제철과 US스틸의 소송이 있다고 짚었다. 두 회사는 인수 계획 중단 명령이 내려지자 인수를 둘러싼 정부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