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를 기부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가 취임식 전날 만찬 행사 등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측 관계자들과 접촉해왔고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취임식 기금에 기부금을 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가 미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M과 포드, 도요타자동차 등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하는 곳들이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씩 기부를 하자 현대차 역시 기부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100만 달러를 기부한 곳에는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비공개 저녁 식사 참가 티켓 6장과 18일 내각 지명자들과 함께하는 비공개 리셉션 참가 티켓 6장 및 기타 특별 행사 참가권이 주어진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차가) 당선인 취임 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취임 후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회동이 성사될 경우 정의선 회장과 무뇨스 CEO 등이 참석할 수 있도록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가 트럼프 고문들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트럼프 측에 미국 일자리 창출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지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모두 취임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해외 대관 조직을 총동원해 트럼프를 비롯한 미 차기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회동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들이 마러라고를 찾아 트럼프를 만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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